아.. 늦었으면,.. 극장에서 보지도 못할뻔 한영화.. 이창동 감독의 "시" 였습니다.....
좋은 영화..가 무엇일까?.. 사람의 기본적인 성찰? 인생.. 삶.. 이창동 감독의 영화는 너무나도 꾸밈없이 흘러가는 시간 처럼, 덤덤하게 그려 내고 있습니다.. 좋은 영화다. 라고 말 하지만.. 보는 내내 불편한 무진군이 있었습니다.
윤정희씨의 소름끼치는 연기력과 그 누구 하나 빠지지 않는 연기 때문에.. 남의 삶을.. 들여다 보고.. 보는 내가 분노 하고, 이해하고.. 고민하게 만드는 2시간의 시간 이었습니다.
사실 시계를 3번 정도나 볼 정도로 불편한.. 아주 힘든 영화라는게 맞습니다.. 그것은 지금의 나의 삶이.. 내가 존재 하고 있는 이 인생의 공간이 마치 자신이 덤덤히 바라 보며 적은 솔직한 "시" 와 같아서 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여러가지 복잡한 생각에 참 힘들었던 영화..
그 불편함과 힘이 들었던 것이 영화가 잘못 되어서 보다는 너무나 잘 만들어져서...
그래서 였던듯 합니다.
개인적으로 명장면 : 후반부 배드민턴 장면../ 윤정희씨가 우는 장면...(몇 컷이 있습니다.. 자주 나오진 않습니다만..)
무진군이 불편 했던 이유는 계속 쓰레기 같은 사람들 속에 소녀 같은 윤정희 씨의 "미자" 가 불편 했습니다.
아무리 아름다운 시를 적고 싶어도... 시는 아름다움을 추구 하는게 아니냐.. 라고 질문 한 미자는... 결국 울음을 터트립니다.
"누님... 시 때문에 우세요? 시가 안써져서?".. 아 이 말 한마디에 눈물이 날 뻔 했다.. 윤정희씨 외 모든 연기자들의 연기가 마치 현실 같았고.. 그때만은 배역인 "미자" 에 나도 몰입 되었나 보다.... 아무리 아름답게 포장하려 하여도 삶은 그렇지 못함을... 마음과 다르게 흘러가는 현실에 눈물 짓는 것인지.. 혹은 조금은 4차원으로 보이는(웃음) 미자의 단순한 "시가 안 써짐" 때문의 눈물인지.. 하지만 곳곳에.. 그녀의 행동을은 사려 깊다.. 너무나 생각이 깊어 아직은 어린 나로써는 그걸 생각하기 어려울지도 모르겠습니다...
처음에 문화 강좌에서 "사과"를 준비 했습니다.. "시를 쓰기 위해서는 잘 봐야 해 ... 사과라는 것을 정말 알고 싶어서,관심을 갖고 이해 하고 싶어서 대화하고 싶어서 보는 것이 진짜 보는 것이야.." 그것이 바로 "미자" 였을 줄은.. 그녀의 행동 대부분은 정말.. 알츠하이머 병 때문인지.. 금방 웃기도 하고.. 밝아 졌다가 슬퍼졌다.. 이 상황이 아닌데.. 어째서.. 저리 해맑게 웃는 걸까?... 하지만 그게 여러가지로 보아야 할 것이니까.. 무엇하나로 가볍게 볼 수 없는 캐릭터 이기 때문에.. 보는 내내 나역시 시인이 되어 가고 있었다..
너무나도 불편했던 2시간.. 무엇 때문에 불편했을까? ...
[아네스의 노래]
양미자(원 창작자 : 이창동)
그곳
은 어떤가요 얼마나 적막하나요 저녁이면
여전히 노을이 지고 숲으로 가는
새들의 노래소리 들리나요 차마 부치지
못한 편지 당신이 받아볼 수 있나요 하지 못한
고백 전할 수 있나요 시간은
흐르고 장미는 시들까요
이제 작별을
할 시간 머물고 가는
바람처럼 그림자처럼 오지 않던
약속도 끝내 비밀이었던 사랑도 서러운 내
발목에 입 맞추는 풀잎 하나 나를 따라온
작은 발자국에게도 작별을 할
시간
이제 어둠이
오면 다시 촛불이 켜질까요 나는
기도합니다 아무도
눈물은 흘리지 않기를 내가 얼마나
간절히 사랑했는지 당신이 알아주기를 여름 한낮의
그 오랜 기다림 아버지의
얼굴같은 오래된 골목 수줍어 돌아
앉은 외로운 들국화까지도 내가 얼마나 사랑했는지 당신의 작은
노래소리에 얼마나 가슴 뛰었는지
나는 당신을
축복합니다 검은 강물을
건너기전에 내 영혼의 마지막 숨을 다해 나는 꿈꾸기
시작합니다 어느 햇빛
맑은 아침 깨어나 부신 눈으로 머리맡에 선
당신을 만날 수 있기를
마치 시의 함축적 운율 처럼 너무나도 많은 내용들이 가득 담긴...
명작이라 할 수 있다..
어느날 다시 읽는 명시들 처럼...
몇년 후 다시금 보고 싶은 영화 "시" 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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