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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진군의 사진 이야기

104마을

by 무진군 2007. 10. 12.


104 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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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제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질 작은 마을이다. 이곳에 처음 갔을 때 아련한 어린시절의 기억이 피어나는, 묘한 기분을 느꼈었다. 언덕을 넘어 수풀 사이로 보이는 작은 마을.

 곧 재개발로 인해 다른 모습으로 태어나기 위해 기다림이 있는 마을 앞으로의 변화를 기다리기 위해  2007년을 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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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을 기다리고 있는 104마을

 그들의 변화 역시 동의 하에 벌어지는 일이고, 득실의 명암이 갈리겠지만, 저들은 이렇겠지 라는 시선의 잣대를 들이 대고 싶은 생각은 전혀 없다.

 다만. 촬영으로 사진을 남기려 하는 것은 그곳에 가서 느낀, (어린시절의 내가 살던 동네의 향수를 느끼거나 지나가던 어르신이 친절하게 길을 가르쳐 주시는-실제로 안내도 받았다^^) 그런 느낌은 아무래도 회색 아파트 촌에선 같은 상황에서도 추억을 느끼기 어려운 것을 담기 위함이 아니었을까?

 참 표현이란 것은 어렵다. 다음번엔 개발에 대한 설레임에 관련된 것들이 있는지 두눈 크게 뜨고 찾아 보거나, 혹은 지금 2007년 가을의 모습들을 찾아 봐야 겠다.





 조금은 아쉽기도 하지만, 사람 사는 냄새가 나는 동네가 하나둘씩 사라지는 것에 대한, 아쉬움이 아닐까? 싶다. 사람을 담고 싶은 욕심도, 그리고 모델을 데리고 찍는것도 역시 조심스럽기 때문에, 그런일은 별로 하고 싶은 생각이 없었기 때문에 담지는 못했지만, 언제고 한번정도 주민들과 친해 진다면 해보고 싶은 일중에 하나다. 일상을 담는다는 것은 남의 작은 일도 가감없이 연출없이 담는 것이 일상에 대한 주제의 사진엔 어울리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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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탄도 나에게는 푸근한 옛 기억이다.

104마을의 발전이나 득실을 따질이유도 혹은 어떤 시선으로 그들에 대한 동정이나 부러움을 보낼 필요가 없는 것이다. 있는 그대로 조용히 담는 것.. 부족한 나의 시선으로 가능할까? 싶다.

 언제고 어느동네이고 조용히 덤덤한 시선으로 담을 수 있을 때, 추억을 느끼는 향기가 나는 곳.. 그런곳이 남아 있다면, 꼭 다시금 담아 보고 싶다.




 촬영 에피소드 : 애시당초 흑백의 질감을 표현하기 위해 촬영을 해본 사실 테스트 샷들이었다. 못사는 사람들과 노인 아이들은 흑백으로 찍지 마라 라는 이야기가 있지만, 아마도 그런이야기는 무채색이 지닌 어두움 때문이 아닐까? 조심스레 추측해 본다.

하지만, 나에게 흑백은 추억이다.

 무채색 추억의 기억.. 104마을에 들어 갔을때 딱 떠오른 생각이 그렇다. 아주 어린 시절 상도동(장승백이)쪽에 산적이 있는데 기억이 집앞에 산을 넘어 시장에 다닌 기억이 난다. 어머니 손을 잡고 걸어 갔는데 그 당시의 기억들이 강렬하다. 아마도 그런 기억의 재생일까?

 언제고 다시한번 찾아 보고 싶은곳이다. 아직 사람들이 있을때. 삶의 냄새가 나고 있을때 말이다.


 "주민분들 모두 그린벨트에서 벗어나 개발이 진행 되면서 좋은일들이 많이 생겨, 웃음꽃이 활짝 피셨으면 좋겠습니다." - 촬영은 전부 피닉스 24mm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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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무진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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